나는 기존 글에서 ‘Sequoia가 말한 PMF는 PMF가 아니다’라고 썼다. 문제를 잘 해결한다는 사실과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선택받는다는 사실을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 문제의식은 여전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 다만 다른 프레임워크 전체를 한 문장으로 부정하면 오히려 내가 구분하려는 내용이 흐려진다.
[Sequoia Arc의 공식 PMF 설명](https://sequoiacap.com/article/pmf-framework)은 고객이 문제를 겪는 방식뿐 아니라 제품과 시장 접근의 과제도 함께 다룬다. 그러므로 논의의 초점을 ‘그것은 PMF가 아니다’라는 판정에서 ‘우리 팀은 무엇을 확인하고 PMF라고 말하는가’로 옮겨보려 한다.
쓸 만하다는 말이 알려주는 것
문제와 해결책의 적합성을 살필 때는 구체적인 사람과 상황이 필요하다. 어떤 일을 하던 사람이 무엇 때문에 막혔고, 제품을 사용한 뒤 그 일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묻는다. 기능이 작동한다는 사실과 필요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사실도 구분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PSF라는 약어를 문제와 해결책이 맞는지를 묻는 자리로 사용하겠다. 기존 글의 영문 명칭을 암기하기보다 지금 확인하려는 관계를 말로 풀어 쓰는 편이 혼동을 줄인다.
사용자가 쓸 만하다고 말한다면 그 말이 나온 조건을 남겨야 한다. 도움을 받아 처음 써본 것인지, 자기 일에서 다시 찾아 쓴 것인지에 따라 알 수 있는 내용이 다르다. 호의적인 대답도 의미가 있지만 실제 선택과 같은 증거는 아니다.
시장에서 선택된다는 말이 더 묻는 것
시장 적합성을 논의할 때는 개별 사용 경험을 넘어 수요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살핀다. 누가 다시 쓰는지, 어떤 조건에서 지불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사업을 지탱하는지, 제공하는 쪽이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이 질문이 된다.
어떤 지표 하나가 모든 사업의 PMF를 판정해 주지는 않는다. 서비스에 따라 구매 주기와 이용 방식이 다르고, 사용자와 지불자가 다를 수도 있다. 먼저 자기 사업의 가치가 드러나는 행동을 정하고, 그 행동이 실제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문제 해결과 시장 채택을 구분하자는 말은 두 일이 완전히 분리된 단계라는 뜻도 아니다. 시장의 반응을 보며 문제 정의가 바뀔 수 있고, 작은 고객군에서 확인한 유용성이 다른 고객에게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 새로운 관측이 생기면 앞선 판단도 고친다.
회의에서 약어를 잠시 지워보기
‘우리는 PMF를 찾았다’는 문장을 다음처럼 나누어 적어보면 어떨까. 누가 어떤 상황에서 제품을 썼는지, 그중 누가 다시 선택했는지, 그 선택을 지속시키는 조건이 무엇인지. 각 문장 옆에는 관측한 기록과 아직 추정하는 부분을 남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시연에서 유용하다고 답했다면, 그것이 현재 가진 증거다. 그 결과는 다음 사용 시험을 설계하는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반복 구매가 확인됐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실제 사용이 이어지고 있다면 그 이유와 비용 조건을 더 살필 수 있다.
이 구분은 발표 자료의 표현을 약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사용 경험을 고쳐야 할 때와 수요를 더 확인해야 할 때, 제공 구조를 바꿔야 할 때를 서로 다른 판단으로 다루자는 제안이다.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은 약어의 우열이 아니다. 제품의 유용성을 시장의 성공으로 너무 빨리 번역하지 않는 태도다. 이름을 잠시 지웠을 때도 설명할 수 있는 관측이 있다면, 그때부터 다음 선택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